창업희망 1순위 외식업의 속앓이


‘창업을 희망하는 사람 10명 중 4.3명이 외식업을 선택하고 싶다’는 한 전문지의 설문조사는 아직도 외식업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는 일반적인 고정관념이 깨지지 않았다는 증거이다.
일반인들의 생각과는 달리 외식업은 누구나 쉽게 참여 할 수 있는 사업이 결코 아니다. 수 없이 생겨나고 수 없이 망하는 것이 외식업체라고는 하지만 성공하는 업체보다 망하는 업체가 대략 10여배에 달한다면 어디 쉽게 덤벼들 사업인가 말이다. 이런 사정도 모르고 무조건 참여하고자 하는 예비 창업자들의 용기(?)가 그저 대단하기만 하다.

‘집집마다 식당’ 웃지 못할 속사정

최근 수년간 국내 외식업체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양적 성장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1990년 전국의 외식업체수는 29만8천여개에 불과했으나 지난 2001년말 기준으로 72만5천개업소로 늘어나 무려 2.4배의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양적 성장은 얼마전까지만 해도 ‘한 집 건너 식당이던 것이 최근에는 집집마다 식당’이라는 우스꽝스러운 말이 회자되고 있을 정도이다.
인구대비로 분석해 보면 국내 외식업체수는 가히 세계적이라 할 수 있다. 한국 인구를 4천600만으로 볼 때 외식업체수 72만5천개는 인구 64명당 1개꼴로 외식업체를 가지고 있는 셈이 된다.
이런 방법으로 분류해 보면 지난 2000년말을 기준으로 이웃 일본은 전체 인구 1억2천668만명에 외식 업체수 80만5천개로 157명당 1개, 미국은 전체 인구수 2억8천530만명에 외식 업체수 83만1천개로 343명당 1개, 중국은 전체 인구수 13억에 외식 업체수 310만개로 436명당 1개의 외식업체를 가지고 있다. 이 결과를 비교해 보아도 국내 외식업체는 포화 상태라는 것을 한 눈에 짐작할 수 있다.
이런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 지 창업을 희망하는 사람 대다수가 외식업을 희망하고 있다. 특히 외식업 창업을 희망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30평 미만의 생계형 점포라는데 문제가 있다.
성공률 10%의 낮은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계획도 없이 그저 개업만 하면 잘 되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으로 시작을 했다가 막상 어려움에 봉착하면 다음에는 대책이 없다. 그나마 가졌던 재산을 모두 날리고 시름에 젖어 있는 사람들을 우리 주변에서 너무도 쉽게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식업체수는 끝없이 증가할테니 가면 갈수록 혼탁해질 국내 외식업계가 걱정스럽기만 하다.

무모한 도전… 끝나지 않는 ‘폐업 악순환’

외식업체의 수적 증가를 가져온 원인 중에 하나는 IMF관리체제를 겪으면서 낮아진 금리때문이라 할 수 있다. 낮아진 금리로 인하여 전국에 상가 신축 붐이 일어나고 상가가 세워지는 곳마다 어김 없이 외식업체가 입주했다.
지난 6월말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 중 숙박·음식업 대출은 8조8천6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46.5%가 늘어나는 등 대출액이 이미 포화상태에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음식·숙박업계에 계속적으로 몰리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해 주고 있다.
이로 인해 전국 신시가지가 조성되는 지역이면 어디 할 것 없이 어김없이 수없이 많은 상가가 만들어지고 있다. 동시에 외식업체가 들어섰다가는 영업을 개시한지 얼마되지 않아 폐업을 하고 또 다른 업종이 들어섰다가는 또다시 폐업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도 전국의 상가 밀집지역에는 영업을 하다가 폐업을 하고 내 팽개쳐진 외식업체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많다.
이제는 더 이상 외식업체가 생겨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 기대와는 다르게 하루가 무섭게 생겨나는 국내 외식업체를 바라보면 안타까움만 가득하다.


외식경제신문 2002.10.17일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