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닭 유행’이 우리에게 보여준 단면은?
21세기 외식업계 최대의 히트작품인 ‘찜닭’은 한동안 거세게 급증했던 참치전문점 및 일식돈가스·우동점을 잠재우고 서울로 상경하면서 신데렐라로 변신했다.

안동 시장골목에서 20년이라는 세월을 거쳐 떡볶이처럼 즐겨먹던 찜닭이 대도시로 진출, 히트 메뉴 및 성공 아이템으로 탄생하면서 돌풍을 일으킨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모습이 프랜차이즈업계의 잠재된 ‘한탕주의’를 여실히 반영하고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아래 성공 및 실패에 대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안동찜닭이 서울에 입성한지 만 1년이 넘은 지금 찜닭 업체는 30여개를 넘어서 난립된데다 저작권 침해 법정분쟁 및 원조 경쟁, 안동 지방과 수도권 업체들간의 힘겨루기가 진행중이기 때문이다.

현재 수도권에는 프랜차이즈를 최초로 시작한 봉추찜닭을 비롯해 이귀남 원조 안동찜닭, 하회 안동찜닭, 고수찜닭, 초록마을 안동찜닭, 안동 민속 찜닭, 수향, 고추찜닭, 찜닭 영계소문, 찜닭웰, 김대감 찜닭 등… 셀 수도 없는 업체들이 찜닭점을 개점하고 ‘피 터지는 싸움’을 연출하고 있다.

또 수도권에 이어 찜닭 본거지인 안동도 맛의 본고장으로 집중 조명을 받으면서 찜닭 열풍에 합류했다.
“안동에서 조용히 장사하던 사람도 서울서 크게 벌자는 욕심이 생겨 서울 상경을 고민하고 있다”, “안동에서도 원조를 내세워 유명세를 타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등 안동 주민들도 술렁이고 있는 것이다.

반면 찜닭의 ‘맛’을 놓고도 말들이 많다.
안동 고장 사람들의 ‘서울의 찜닭은 진짜 찜닭 맛이 아니다’부터 ‘맛을 업그레이드했으므로 당연히 다르다’는 프랜차이즈 업체들까지, 이들은 가지각색으로 사세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이렇듯 찜닭 출연은 지난해 외식업계에 돌풍을 일으켰지만 프랜차이즈업계의 어두운 면모도 서서히 드러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올해 찜닭시장 전망에 대한 궁금증이 일고 있다.

‘한탕주의’의 표본에 그칠지, 장기간 베스트셀러의 영역을 구축할지 주목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 업체들의 성공에는 박수를 보내나 우후죽순 탄생돼 광고의 지면을 장식하고 있는 모습에는 갈채만을 보낼 수는 없는 듯 싶다.


외식경제신문 -이진영 기자(jin@foodbank.co.kr)
2001-01-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