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외식업계에서는 ‘밥맛’을 중시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일식은 물론 술을 테마로 하는 이자카야, 이탈리안 전문점 등에서도 나타나고 있으며, 좋은 쌀로 금방지은 듯한 밥맛을 내는데 주력하는 외식점포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이는 먹거리에서도 가장 기본에 충실하자는 인식의 확산과 여성의 사회진출이 증가하는 등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에 따른 현상으로 분석되고 있다. 즉 외식이지만 밖에서도 ‘엄마가 집에서 지어주는 밥맛’을 느낄 수 있도록 함으로써 고객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마케팅의 한 방법으로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다.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주목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요즘 일본에서 ‘쌀’을 테마로 성공한 몇 몇 레스토랑의 예를 살펴본다.


It's a GOHAN world

동경 니혼바시 근처 미쯔이 빌딩 별관에 밥을 테마로 하는 레스토랑이 오픈을 해 선을 보이자마자 고객들로부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름은 ‘It's a GOHAN world'. 즉 밥의 세계를 선보인다는 뜻이다.

이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WSP는 농가와 계약을 맺고 현미부터 백미까지 다양한 단계로 도정한 쌀을 직구입, 식탁에서 고객이 돌솥에 직접 밥을 지어 먹게 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밥을 직접 하도록 하는 것은 일본국민의 주식인 쌀의 소중함과 밥짓는 방법을 가르치는 식육(食育) 차원에서 WSP가 고안한 새로운 서빙 방법이다.

이 곳에서는 도정 정도에 따라 다른 14~15가지 쌀 종류 중에서 고객이 자신의 입맞에 맞는 쌀을 골라 테이블 위에서 직접 밥을 지어 먹게 함으로써 금방 지은 밥을 맛볼 수 있어 호응을 얻고 있다. 젊은 커플을 비롯해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 중년층 등 고객층이 다양한 것도 이 점포의 특징이며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오픈한지 1개월만에 월매출이 1000만엔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밥은 시간 조절이 생명이라는 것을 고려, 센불에서 5분을 끓인 다음 일단 1분 정도 불을 끄고 중불에서 약한 불로 4분 30초를 가열, 10분 뜸을 들여 가장 맛있는 상태의 밥이 될 수 있도록 각 테이블마다 타이머를 설치해 시간을 정확히 조절하고 있다.

메뉴북에는 쌀의 원산지를 기록하는 것은 물론 각 쌀의 특징과 영양성분 등을 자세히 기록함으로써 고객들로부터 안심하고 먹을 수 있도록 배려한 것도 인기비결 중 하나.


魚米

간판에서 말해주듯 이 곳의 특징은 신선한 생선요리와 맛있는 밥맛을 강점으로 내세운 점포다. 사용하는 쌀은 지방에 따라 나오는 시기가 다르므로 이 점포에서는 매달 쌀의 원산지를 교체해 최고 품질의 쌀로 밥을 짓는 것이 특징이다.

일본인들의 일상적인 밥상인 생선요리에 쯔케모노(짠지), 미소시로(된장국), 밥으로 구성된 밥정식과 신선한 생선으로 만든 스시를 비롯한 다양한 메뉴가 준비된다.

이 곳의 무라야마 점장은 “처음 오픈했을 때는 주고객을 집에서 밥을 못 먹는 남자 샐러리맨을 타깃으로 했으나 막상 운영을 해보니 여성고객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이 놀라웠다”고 말했다.

일식과 곁들일 수 있는 좋은 쌀로 직접 담근 일본술도 제공해 한층 인기를 더하고 있다.


RISOTTO&Co

동경의 중심 신주쿠역에서 도보로 1분 거리에 있는 리조토 전문점. 이 점포 인기의 비결은 16종류나 되는 다양한 리조트 메뉴와 자신의 입맛에 맞는 쌀을 선택할 수 있는 재미가 더해지는 것.

이태리에서 공수한 현지쌀과 리조트에 알맞은 일본산 쌀 등 3종류의 쌀이 준비돼 있다. 주문을 받을 때 직원이 각 쌀의 특징을 자세히 설명해 줌으로써 고객에게 맛의 선택권을 준다는데 특징이 있다.

세련된 카페같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으며 지난 2월부터는 디저트 부분을 강화, 여유있게 식사와 디저트를 즐길 수 있도록 함으로써 여성고객들의 발길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자료 : 닛케이레스토랑 3월호
박지연 기자 pjy@